저는 평소 약보다 주사 맞는 것이 더 나을 정도로 약 먹는 것을 참 싫어합니다.
날씨가 추워지니 알레르기 비염이 심해지고 코감기도 자주 걸려서 약을 안 먹을 수가 없는데 초등학생 입맛이라 그런지 쓴맛이 너무 싫어 주스나 우유 같은 음료수와 약을 먹기도 했는데요.
얼마 전에 약은 꼭 물과 먹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어 그 이유를 한번 알아보았습니다.
약 먹을 때의 충분한 물의 양은 1컵(240cc) 이상입니다.
대부분 약은 물과 함께 식도를 타고 위장으로 내려가서 약 성분이 흡수됩니다. 특히 정제(알약)를 먹을 경우에는 물의 양이 많을수록 약의 흡수 속도가 빨라지는 데요. 물 없이 복용하거나 적은 양의 물을 마시면 약의 성분에 따라서는 약이 식도에 잔류하면서 식도를 자극하여, 식도 궤양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만약 너무 아픈데 물이 없다면 물 없이 알약을 삼키면 절대 안 됩니다.
다수의 항생제에는 식도를 부식시킬 수 있는 정도의 성분이 있고 철분제나 비타민C, 소염진통제 등도 식도에 붙었을 때 위험한 약입니다.
그리고 너무 찬물로 복용하면 위 점막의 흡수력이 저하될 수 있으므로 될 수 있으면 따뜻한 물로 복용하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약을 먹고 바로 누우면 약이 식도에 들러붙을 수 있으므로 적어도 30분 이상은 몸을 누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약을 삼키는 것이 부담스럽다고 해서 마음대로 갈거나 씹어 삼켜도 안 됩니다.
반드시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섭취해야 합니다.
그럼 물 대신 다른 음료수와 먹어도 될까요?
사이다나 콜라 같은 발포성 음료수는 탄산가스가 위장 벽을 자극하여 위장장애의 위험이 커집니다.
차나 홍차 속에 탄닌이란 성분은 약물을 흡착하여 약의 효과를 떨어뜨립니다.
커피나 녹차 등의 카페인 성분은 항생제 등의 약과같이 먹으면 약의 효과를 떨어트릴 뿐만 아니라 카페인 효과를 높여주기도 하고 카페인 성분이 들어있는 진통제와 같이 먹게 되면 카페인 과다로 불면증이나 심장발작의 우려가 있습니다.
우유의 경우 아스피린 등의 진통제는 위를 자극하기 때문에 우유와 같이 먹으면 위장 장애를 줄일 수도 있지만 위벽을 차단하거나 우유 속 칼슘 성분이 약의 흡수를 방해할 수도 있습니다.
자몽주스의 경우 나린진 성분이 고혈압약의 효과를 높여 빠른 속도로 혈압이 떨어져 위험할 수 있으므로 함께 먹으면 안 됩니다. 고지혈증약, 부정맥 치료제, 신경안정제, 발기부전 치료제 등같이 먹으면 몸에 이상 반응이 생길 수 있습니다.
오렌지 주스는 철분제와 함께 먹으면 흡수율을 높일 수 있어 좋지만 알루미늄이 들어있는 제산제의 알루미늄 성분을 체내로 흡수시킬 수 있으므로 함께 먹으면 좋지 않습니다. 나란진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고혈압약과도 섭취하면 안 좋습니다.
약에 따라 먹는 음료수에 따라 함께 먹으면 좋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약이 그렇지 않고 일일이 기억하기 힘드니 약은 충분한 양의 따뜻한 물과 함께 먹는 것이 가장 좋다고 기억하시고 복용하시기 바랍니다.